“우리가 준비한 이 공간,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지”
“우리가 준비한 이 공간,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지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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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부터 조용함을 계획했습니다
저는 이곳, 일산노래방에서 매니저 응대와 내부 운영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.
누군가는 노래방이라고 하면 소란스럽고 북적이는 이미지를 떠올리겠지만
우리는 처음부터 **‘조용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’**을 만들고 싶었습니다.
조명도 그렇고, 룸 배치나 음향까지
모두 소리보다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 세팅했죠.
손님의 리듬을 먼저 읽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
이곳은 손님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
어떤 응대가 필요한지 읽으려 노력합니다.
특히 초이스 시스템이 있다 보니
처음 방문하는 분들도 ‘원하는 분위기’를
미리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하시죠.
매니저분들도 대부분
조용한 응대에 익숙한 스타일입니다.
눈치 없이 말을 섞기보다
공간 안에서 조심스럽게 리드하는 식이죠.
혼자 오시는 분들을 더 많이 만납니다
처음에는 회식이나 모임 후 방문이 많았지만,
요즘은 혼자 방문하시는 분들도 점점 늘고 있어요.
아무 말 없이 들어오셨다가,
음악 한 곡도 부르지 않고
그냥 음악만 틀고 가시는 분도 많습니다.
그럴 때 저희는 오히려 더 말을 아낍니다.
이곳을 어떤 방식으로 써도 괜찮다는 걸
손님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요.
이 공간이 ‘필요한 사람’에게 닿았으면 합니다
큰 사건은 없습니다.
화려하지도 않고요.
하지만 조용히 쉬어가야 할 밤,
말 없이 머물고 싶은 순간엔
이런 공간 하나쯤은
기억 속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.
우리는 그걸 위해 매일 같은 방식으로 공간을 정돈하고,
작은 불편 없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.